2024.04.30 (화)
영국, 버킹엄셔주 밀턴 케인스에 사는 데이비드 씨에게는 말 안 듣는 세 꼬맹이가 있습니다. 하나는 그의 아들. 나머지 둘은 가족의 반려닭, 에비나와 디드레입니다.
답답해할 녀석들을 위해 앞마당에서 풀어 키웠으나 에비나와 디드레는 항상 그 이상을 원했습니다. 녀석들은 틈날 때마다 담장을 넘어 자유를 외쳤습니다!
데이비드 씨 가족은 집으로 올 때마다 어디서 많이 봤다 싶은 닭을 눈앞에서 발견하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두 닭을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지만, 결국 가족은 선택을 해야 했죠.
바로 반려닭이 탈출하지 못하도록 가두어 키우느냐 아니면 앞으로 이대로 계속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느냐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씨 가족은 진지한 상의 끝에 에비나와 디드레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하자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거기엔 조건이 있었습니다.
두 녀석이 멀리서도 가족의 눈에 잘 보일 수 있도록. 그리고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형광 조끼를 입어야 한다는 것이었죠!
데이비드 씨가 조끼를 입은 에비나와 디드레의 모습을 공개하며 말했습니다.
"녀석들이 자유롭고 행복했으면 해요. 동시에 녀석들이 사고를 당하진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해요. 그래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해줘야 했어요."
그때부터 데이비드 씨 가족은 에비나와 디드레가 형광 조끼를 입고 있는 한, 담장 밖을 넘어 돌아다니는 것을 보아도 내버려 두기 시작했고, 완전한 자유를 얻은 두 녀석은 온 동네를 돌아다녔습니다.
주민들은 형광 조끼를 입고 거리를 배회하는 닭들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고, 이들은 어느새 밀턴 케인스를 대표하는 유명 인사가 되었습니다.
많은 주민들이 이 두 콤비를 몹시 반기는데, 특히 데이비드 씨 이웃집 주민들이 그렇습니다. 에비나와 디드레가 종종 이웃집 정원에 들어갈 때가 있는데, 그곳에 있는 벌레란 벌레는 싹 다 잡아먹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에비나와 디드레를 보면 "우리 집에 와서 밥 먹고 가렴"이라고 하며 농담을 건네곤 합니다.
결과적으로 데이비드 씨의 결정 덕분에 에비나와 디드레의 자유는 물론, 이웃 주민들의 벌레까지 전부 잡아먹으며 사랑받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게 되었죠!
또, 형광 조끼를 입은 덕에 에비나와 디드레를 처음 보는 사람도 녀석들이 보호자가 있는 닭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에비나와 디드레는 동네에서 SNS 상에서도 워낙 유명해진 탓에 밀턴 케인스 주민 중 이 두 콤비를 모르면 주민은 없다고 하네요!
오늘도 외식이닭!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페이스북/Louise Rei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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